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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918-22 제주 - 카테고리 없음 - 2015. 4. 19. 03:29

인터넷을 기웃거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니 제주도행 손에 비행기표가 쥐어져있었다역시. 충동구매는 못할것이 없다. 아직 날짜는 두달가까이 남았고. 뜨거운 여름날 주변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을 하나씩 보내며. 칼날을 갈았다.

. 두달뒤 하늘이 높아지고 바람이 시원해지면 여행을 떠나리라. 그대들이 사람에 치여 힘들게보냈던 휴가를 바람따라 흘러다니고 오리라.

 

그렇게 두달뒤 제주에 도착했다. 하늘은 낮게 내려 센치한 비를 뿌리고, 기분좋은 바람도 있었으나. 아이의 무게감로 흘러다닐 상황은 못되었다.

그래도 어쨋건 제주도에 도착했다.

 

오후 비행기를 탔더니 시간이 늦어 바로 숙소로 들어갔다. 도착했다는 설래임을 느낄여유도 없이. 딸래미가 유모차에서 벗어던진 신발을 찾느라 공항에서 한바탕 쑈를하고는 진이 빠졌다. 마눌도 똥씹은 표정이… .. 갑자기 집에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럴땐 빨리 움직이는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렌트카를 찾아서 서귀포 방향으로 부지런히 달려갔다.

 

숙소는 금호리조트. 체크인하고, 이미 어두워졌으므로 방에 들어가면 애들 데리고 다시 나오기 힘들어질꺼 뻔하니까 밥부터 먹고오자. 흑돼지를 먹겠다는 마눌에게 밥집 검색을 맞겼더니 중문쪽에 돼지집을 찾아낸다. 먼데 마눌 기분이 꾸리해 보이니 그냥 다녀오기로하고. 근데 막상 편도 30 거리. 맛도 그냥 그렇고, 비싸긴 드럽게 비싸고, 왔다갔다 시간도 많이 버렸고.. 그닥 기분좋은 저녁은 아니었다.

어쨌든 배는 채웠으니 숙소로 복귀.

 

일박에 만원씩이나 더주고 바다쪽 방을 얻었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창밖 풍경이 좋다. 솨악 거리는 파도소리도 엄청난 포스가 느껴진다. 방도 거실도 넓찍하고.

콘도는 노인네같아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여기는 맘에  든다.

애들 재우고, 그래도 첫날인데… 이러면서 마누라랑 발코니에 테이블깔고 술상을 차렸다. 안주는 편의점에서 조달했더니 부실하다만.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니. 그냥 이걸로 됐다. 소주 일병후 사망.

 



다음날도 비가온다. 발코니에서 내려보이는 비오는 바다가 운치있다. 하지만 아직 인간될라면 한참 남은 꼬맹이 둘을 데리고 운치속으로 들어가는건 거의 자살행위와 유사하므로.. 오늘은 실내를 서성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건희가 좋아하는 물고기 구경하러 성산에 있는 아쿠아플라넷으로 간다.

가는길에 표선에 들렀다. 춘자살롱. 허름한 멸치국수집이다.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역시..맛은 있더라

 

아쿠아플라넷.

여긴 순전히 건희 핑계로 들렀다가 .. 내가 감동을 먹어버렸다. 이런 수조관은 처음이다. 바다가 버리위를 돌아 감고 바다가 대형 스크린으로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는. 가오리에 꽂혀버렸다. 분주함없이 그저 느릿느릿 흘러가는 가오리. 몽롱한 움직임을 따라 같이 걸으며.. 신비로움을 느껴버렸다………………………

건희도 기분이 매우 좋다. 이리저리 손가락질해가며 뛰어다닌다. 그러다 나중에는 유모차에 잠들어 그렇게 노래부르던 고래. 정확히얘기하면 돌고래를 아쉽게도 보지 못했지만. 줄기차게 떠들던 팽귄과 상어와 쥐가오리와 쏠뱅감팽과 꽃게와 그리고 아빠도 알지못하는, 하지만 건희는 수도없이 반복해서 봐왔던 책속의 바닷속 친구들을 거의 모두 만난것이다. 잘왔다 싶었다.












 

아쿠아플라넷을 나오는길에 광치기해변에 잠깐 차를 세웠다. 아직 비는 추적추적오고있고. 바다와 성산일출봉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미안해서. 바람에 담배연기는 풀어줘야했다. 이쪽에서 바다너머로 보이는 일출봉이 멋있구나. 사진한장을 종용이에게 보냈다.

 - 내가 그래서 우울해진거야…

이풍경을 보면서 자랐다는 녀석이 하는 대꾸다.

 

애들이 졸린것 같다. 칭얼대기 전에 재워야겟다. 이럴땐 차량운행이 짱이다. 성산을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움직이다 보니.. 역시. 그새 잠이 들었다. 다시 표선을 넘어가면서 황량한 해안가에 홀로 외로운 카페를 하나 찾아냈다. 카페앞 발코니에 바짝 차를 붙이고, 애들 깨지않게 조심조심 내렸다. 잠깨면 우는 소리 들릴테니 살짝 창문은 내려놓고. 처마밑에 앉아 커피를 한잔 들었다. 이제서야. 제주와서 처음으로. 평화롭다.

여전히 비는 추적거리고. 솨악 거리는 파도소리도 기분좋다. 다리를 뻗어 발코니 난간에 얹고 의자에 깊숙히 묻혀서 마누라랑 한참 히히덕 거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3 뭐하면서 놀지 계획도 짜고. 오늘 저녁거리 얘기도 하고. 편안한 한시간이었다.

~~~ 한놈이 깼다. 또다시 전쟁의 시작.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데. 그냥 먹기로 했다. 닭샤브..라는데 어디 티비에 나왔었다고. 마눌이 먹어야한댄다먹어주기로 했다. 대신 식사하고 서귀포 시장 구경하기로식당은 제주 쪽이다. 한라산 오른쪽 허리를 타고 건너가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렸다. 식당 유명하긴 한가보다. 손님이 많다. 아직 밥때가 이른데 말이다. 얇게 닭가슴살 한접시가 날로 나온다. 같이 국물에 담궈 먹으랜다. 먹고나니. 가슴없는 백숙이 나온다. 좀전에 먹은 샤브가 난도질 당한 이녀석 가슴인가보다. 먹고나니 닭죽 준다. 맛도 괜찮고 잘먹었다만.. 특별한 맛은 아니다. 그래도 국물은 시원하드라마는.

 





밥먹고 나오니 어둡다. 해가 많이 짧아지긴 했나보다. 이번엔 서귀포시장으로. 또다시 산허리를 타고 내려온다. 비가 굵어졌는데 뚜껑 덮여있는 시장이라 문제없다. 주차하는 아빠만 잠깐 비맞으면 된다. 여기는 확실히 관광지의 시장인가보다. 기념품 파는데가 많고, 초콜렛도 많다. 여행와서 기념품 사가는거 촌스러워서 안하는데. 이번엔 사야한다. 유치원. . 그래서 초콜렛도 사고. 회도 한사라 사고. 어제의 부실한 안주로 인하여 은근 데미지를 받은터라. 오늘은 회가 있어야 했다.

 

그렇게 숙소로 복귀. 애들 재우고. 마누라랑 일병. 마눌님은 맥주. 한라산. 오늘은 하얀거. 근데. .. 하얀거 옛날 소주 맛이 난다. 오래전 쓰급고 목에 턱턱 걸리던 소주맛 말이다. 이맛이 반가워서 잘넘어간다.

 

다음날 오전은 숙소에서 뭉개기로했다. 콘도 일층에 워터파크가 있는데 태어나서 아직까지 한번도해보지 못한 물놀이를 준희에게 선물하는걸로. 워터파크는 아담하다. 목욕탕 정도. 노천탕 있고. 근데 사람이 없다. 아기 데리고온 가족 저쪽에서 놀고있고. 그리고 우리밖에 없다. 조용해서 좋다. 나올때보니 초딩 단체가 때로 몰려들어가던데. 오전에 일찍 오길 잘했다. 준희는 처음에 물을 무서워하는가 싶더니 금새 좋아라 한다. 건준희 튜브에 태워서 이리저리 댕기며. 놀았다. 그러다 준희가 물에 얼굴한번 쳐박고, 건희가 가슴밖에 안오는 물에 빠져서 한번 허우적거리고. .. 물이 쉽지는 않은거구나. 이런거 배웠겠지. 녀석들은 죽겄다고 우는데. 그걸 보는 아빠엄마는 우껴 죽는다. 귀여운 자슥들. 순간은 이상적으로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이었던 같다.






 

점심은 갈치찜. 몇해전 건희가 준희만할때.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왔던 갈치집을 찾아갔다. 서귀포시내 사거리식당… 이었나. 맛은 있으나 만만치않은 가격에 비해 양이 적다. 그러고보니 저번에도 같은 생각을했던 같은데. . 식당앞을 아장거리며 준희가 잘논다. 그러고보니 저번엔 건희가 식당앞에서 무거운 물통 낑낑 들고다니면서 한참 잘놀았었다. 시간을 두고 같은 장소에 오는게 이런 재미가 있다.

설녹원도 그렇다. 제주여행에 마누라 불룩해진 배로 설록원 창가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다음번 제주 찾았을때 같은자리에서 이번에는 세명이 찍은 사진이 있고, 그래서 같은 장소에서 이번에는 네명이 찍고자 했으나. 결론적으로 시간에 쫒겨 못갔다. 아쉽다. 담에 다시 오는걸로.





 

오후는 에코파크로 갔다. 아. 오늘 녁을 닭을 을껄. 어제 먹었던 . 코파크 에있더. 이동이 효율적이. 오늘도 산허리를 었다. 가는길에 햇살 듬한 길이 계속 는다. 어올때는 두워 경이 뭐고 었는데. 은길이었구. 름이 부러진 늘에 스듬한 너무 . 성하고있었다. 찡얼대는 애시끼들이랑 름하는 눌이랑. 에서는 한참 신이 .

 

에코. 신없다. 입구부터 광버스 곡하. 차장도 원이. . 건아닌데. 빙돌다 석자리 한다. 그러고보 말이구. .

곳은 일에 넉히 간을갖고 여유를 릴곳이 렇게 후시간에 람들에 밀려들어와 부내끼다 겨갈곳은 니더. 장소는 았으 시간이 맞은거. 렇게 사람에밀려 차를타, 간에 기듯 . 험은 되었다.

좋은 원은 는데 . 쉽다~










 

녁은 맘먹고 물뷔페. 그릴라. 문이. 시간을 약해놓은터 한데 . 코파 오면서 어졌고. 두운 길을 지런 렸다. 간에 쫓기지말자 놓고 하루종일 신이 . ?

페는 만족스럽다. 류는 렇게 지는 지만 하나하 시하지가 . 중한 . 결코 어지지않는 대게와 어회. 페라고하면 각나는 접한 분명 니었다. 두가 곡차곡 웠다. 기서 이들은 차분히 앉아 을먹어주지는 았다. . 유투브와 로로 니었으면 먹지못했을 북한 식들을 고두 쉬워했을지도 른다. 롱에 마워하... 우리가 게문 온다. . 지막밤이. 쉬워 한잔.

 

음날 아침. 지런 을싸고. 늘은 도들렀다 숙소 동이. 어찌 짜로생긴 . 자랐던거. 몇일간 다고 떠날라니 아쉽네. 이제는 코니 다인거. 들락거리 눈길가던 대편 라산도. ~






 

는길에 바닷가 름한 식당에 점을 결하. 들었길래 가까 세울수있는 코니를 피한잔 켜놓고 때리다. . 주였지. 주온 4만에 맑다. 시원한 닷바람에, 산봉이 이는 호젓한 위기 때리다보. 어버렸다.





 






겨우겨 2시도들어가는. 나오는 5시 반이라는데. 길을려와도에리에워진간이. 고 3시간정도. 엉덩이거운해야짜겠냐..

전기카트를 빌렸. 시간에 3 었던것같다. 싸지만 간이없으 쩔수없다. 깃꼬깃 셔넣으 둘하 른둘 들어간다. 분에 간에 능했다.

풍경구경하 딸딸딸 다하면서. 고수동에 내렸다. ... 다는. 사장이 다는 모양이... 다는 . 사장에 질나도록 덥힌 다라. 백사장이 계속되는 기까지 에메랄드색이다. 아름답다는 표현은 럴때 기위 껴뒤야하는거.

희랑 궈본다. 눌은 들어온다. 들여보낸다. 발씻기 찮댄다. . 희랑 빠는 가는 어갔다 어오는 겨나오는 치한 이를 참했다. 자식.. 아라한다. 러고있는데 마는 희데리 라졌다. 사장 . . 콩아이스크림을 시겠단다. . 오래지않아 . 돗가에 을씻고...

 

아슈크림은 착한 격은 된다만. 있다. 소하. 콩잼도 있고. 몇통샀다. 에게 호를 상으 물해준 저씨한테 줘야할텐데..각하고있던 차에 콩잼이 걸린거. 장까. 러는 희는 바언니들한테 가를 어먹고있다. 쁘장하 겼다 는데마 도는 어먹는다. 페를 오는데 희랑 자는 이상한 줌마들도 었고.

 

나저 고수동에 체했다. . 시간이 다음은 나쳤다. 도봉 잠깐 는데. 막히는 경을 탄하기엔 람은 많고 간은 자란다. 도봉을 올라봐야하는데. 걸어서 라봐야하는데. 아쉽다. 쉬워.

 

딸딸 고개를 . 산호해수욕장은 트안에 나간다. 다너머 이는 일출봉. 경이 . 딸딸.

간을 맞춰 납하. 랐다. 행은 렇게 났다. 간에 달려 다를 려보 희랑 화를 같은데.. 다인데 어가 냐고 . 허리 이는 보라를 다에는 이렇게 많냐고도 던것같다. 들의 발함이란.. 여운 .














 

소는 내일의 월한 수를 까이 . . 곽지해변. 성산에서는 거리. 간은 벌써 6인데. 녁은 찝하 었던 먹기.소에 불펴. 간이 없다. 랴부 린다. 리는 같다 렇게 쁘고싶지 았는데. .

는길에 기울더.

곽지해변에 거의 다다라서 하나로마트 간판을 보고 차를 세웠다. 고기와 술과 기타 부수적인 숯불구이 준비물을 한방에 해결할 있는 곳이다. 차를 세우고 보니 바다가 시뻘겋다. 마지막 저녁에 위에서 수밖에 없는. 매우 아쉽고 아름다운 붉은 노을이다. 하늘도 바다도 온통 붉다.



 

오늘 숙소는 캐러반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같아서.라는 예상은 적중이다. 두마리 신이났다. 자리는 좁지만 녀석들도 나도 마눌도 불편하지는 않다. 이제 하늘은 완전히 어둡고 우리는 먹어야 것이 많이 남았다. 캐러반 바로 앞에 테크가 깔렸고. 테이블도 있다. 사방은 투명 호루로 막혀서 바람 걱정도 없고. 편하네.

아저씨가 피워준 불에 고기를 굽고. 고기가 내새끼 입으로, 마누라 입으로 들어가고, 내입으로 술이 들어가고. 큰놈이랑 뭔가 놀이를 하며 한참 낄낄거리며 재미있었다. 알딸딸하게. 술이 들어갔다. 기분이 좋다. 아이들 재우고. 마누라랑 그자리에 앉아 이번 여행 어쩌니저쩌니하며 밤이 깊었다. 필받아서 무한반복으로 돌려놓은 피네의 서울이 기분을 끝나지 않게 것만 같다.

밤의 마무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많이 취했다.














 

다음날 아침. 커튼을 걷으니 머리위로 볕이 떨어진다. 이불속에서 밍기적 거리는데 준희는 아쿠아리움에서 데려온 물개인형을 옆에 끼고 멍멍거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아침밥 대충 때우고. 엄마가 짐정리 사이 애들이랑 바닷가로 나섰다. 낮에 보니 과물해변 끝나는 곳에 우리 숙소가 있더라. 마지막 바다가 아쉬워 파도쫓기 놀이를 한참했는데. 아차. 시간이 왜이러냐?

이때부터 정신이 없다. 대충 때려싣고. 과속과 신호위반을 일삼아 공항에 도착해서 달리고 달려. 겨우 비행기에 올랐다. 역시 라스트 페신져.

 

자력으로는 밥숫가락도 능력도 없는 하나, 그리고 그럴 의지가 없는 하나…를 데리고 시간에 쫓겨가며 징징댐에 쫓겨가며. 힘든 여행이었다. 그래도 우리 네식구만의 여행이라 할만한 외출이라 좋기도 했고. 어쨌든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하니. 짠하게. 아련하구나.


이번엔 어디로 갈까...하다가 또 강화도다. 

권보가 입이 마르게 칭찬한 고려산. 김포로 이사온 후로 강화가 만만해졌다.

정리 덜된 회사일을 내팽겨치고, 오후 휴가를 냈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처럼.


이래저래 백련사에 도착하니 6시.

권보는 산행이 오래 안걸린다고 했지만. 얼마나 걸릴지 감이 잘 안왔다.

먹거리를 쑤셔넣고. 묵직한 배낭을 힘겹게 들러맸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무게감이. 참 마음을 설래게한다.


백련사 입구에서 산길따라 천천히 20여분.

나무사이로 하늘이 열리고. 도로가 나타났다. 좁긴 하지만 반듯하게 잘 딱인 아스팔트 길이다.

차는 없고. 양쪽에 무성한 나무들이 도로를 덮칠 기세다.

이 산중에 웬... 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군사시설인듯.

그길을 따라 또 20여분 정도. 

새소리가 경쾌하고, 내려보이는 바다가 시원하고, 걸음도 편하다.


정상에 헬기장. 배낭을 내리고 잠시 앉았다.

저멀리 오늘의 비박지가 보인다. 사방이 트인 봉우리에 참 이쁘게 깔린 데크다.

바람은 좀 불겠구나... 그 바로 아래 강화대교 쪽을 바라보는 넓찍한 데크가 하나 더있다.

오늘 숙소는 저기로 하자.


그렇게 점 찍어둔 곳 까지 또 10분 정도. 그리 힘들지는 않은 산행이다.

잠시 땀 좀 식히고. 카메라 꺼내서 렌즈 좀 껌뻑거리고..

오늘 박무가 꽤 짙어서 그리 깔끔하지는 않은 시야이다.

그렇게 보이는 듯 마는 듯 해도 낯을 보이지 않고 슬쩍 넘어가 버린다.

분위기 보니 이 산에 사람이 없는듯 하여 바로 텐트를 친다.

그렇게 얼추 자리 정리하고, 데크앞에 의자를 놓고 앉으니. 대략 8시 쯤이었던 것 같은데.


배가 매우 고프다. 점심 회사짬밥이 오래 못가기도하고, 이 저질 체력은 가벼운 산행도 버거운거다.

이제 가져온 음식을 테이블에 올린다.

권보가 싸온 머릿고기와 김치... 아.. 사랑스러운 새끼.

오다가 마트에서 집어온 치킨 한마리와 오뎅 한봉지. 

권보의 북어오뎅탕 레시피에 또한번 감동하면서. 맥주와 소주를 순차적으로 까내려갔다.

뭐... 이쯤되면. 살찌는 백패킹인거다.


더. 올라오는 사람이 없다. 이밤 이산은 우리꺼인가보다... 했는데. 11시쯤 한커플이 올라왔다.

저위에 바람많은 데크에 자리를 펴는 것같다. 

그 사람들 알짱거리는게 어렴풋이 보이긴 하는데. 뭐 신경쓰이거나 방해받을 정도는 아니다.


해지고 나서 구름이 산등을 타고 오락가락한다.

우리 자리가 자꾸 구름에 들락날락하는 와중에 바람도 꽤 세다.

도시는 태풍후에 열대야라고 난리인데. 산중은 이 여름에도 반팔옷으로 버티기가 어려운거다.

날씨를 만만히보고 긴팔 옷을 챙기지 않은터라. 침낭을 두르고 앉았다.


산은 고요하고. 우리 말소리와 풀벌레 소리만 나직하다.

술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찬공기가 대신 마신다. 꽤 들어갔는데 취하지도 않는거다.

까만 산. 어둠이 피어나오는 듯한 단색의 까만산. 참 매력적인 민밋함이다.


늦게까지 수다가 길었다. 사는 얘기가 다들 그렇긴하겠지만. 이노무 자식 사는 것도 평탄하지만은 않다.

그렇게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소근소근 놀다보니 시간이 꽤 늦었다.

12시를 넘겨 텐트에 들어가서는 죽은 듯이 잘잤다.

그러고 보니 이번주에 4시간 이상 잔 날이 하루밖에 없었구나.


텐트를 열고 들이마시는 아침 첫 공기의 맑음이 매우 진하다. 

베시시 눈을 뜨고 내다보니 그 진한 느낌은 짙은 안개였나보다.

어제 흐릿하게 보이던 산아래 마을은 커녕 바로 옆 능선도 안보인다.

권보는 미리 일어나 서성대고 있다. 새벽에 근처 짐승소리에 깼다는데... 헐.

따듯한 커피로 정신을 좀 차리고. 어제부터 담배맛도 심상치가 않다.

맛 좋은 차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좋은 물이라더만.. 담배맛의 포인트는 좋은 공기인가보다. ㅡㅡ;;


아침 대충 차려먹고 7시가 좀 넘어서 산을 내려온다.

미련을 뚝뚝 흘리며... 

또 와야할 곳이 또 생겼다.





▣  20131228_김포. 새로운 둥지 - liFe - 2014. 3. 5. 23:38

모델하우스를 보고나서 2년을 더 기다려. 새로운 둥지에 안착했다. 김포.

우리의 세번째 집이고. 우리 이름으로된 첫번째 집이다.딱 6년하고도 1개월이 더 걸렸다.그 2년 사이에 우리는 아이를 하나더 얻었고, 관계는 더 단단하게 안정되어갔으며, 중도금이란 이름의 은행빚은 반년단위로 차곡차곡 싸여갔다. 지긋지긋한 회사일은 여전한 가운데 두번의 결산을 더 버티며 차라리 김포라는 탈출의 좋은 핑계가 생겨서 잘됐다라는 생각도 하고있었고.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충동구매로 싸인한 분양계약서의 입주일자가 다가왔다. 과연 이때가 언제올까 싶었는데..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풍경마을... 이라는 길고도 거창한 이름이 우리 새로운 둥지의 공식적인 이름이다. 


이사 전날까지 자금 조달과 납입을 걱정했으나 다행히 큰 무리없이 정리는 되었고. 

이사날은 올해 겨울 중 가장 추운날이었다는데. 마찬가지로 큰힘 들이지 않고 무난히 지나갔다. 포장이사가 편하긴 편하구나.. 또한번 느끼면서.

이사들어온 지 열흘이 다되가는데. 이제야 좀 정돈된 느낌이다. 때마침 결산 시즌이라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얼마 못된다. 아직 집이 많이 낯선다.그래도 아파트가 좋긴 하구나. 편의시설도 많고. 지금까지 3층이하 주택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16층이라는 높이가 좀 부담스럽기도하고. 

이집에서 얼마나 살게될 지 모르겠다. 계획대로 강릉으로 가게될지. 아님 눌러앉아 그냥 흐지부지 흘러가는대로 살게 될지. 조만간 소진이는 회사를 그만 둘것이고, 건준희 데려와 집에 애우는 소리 좀 나면. 이젠 진짜 집 같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두서가 없다.


어쨋든. 잘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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